그대 홀로있기 두렵거든 / 인애란

한 번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안부가 궁금해서도
그를 만나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도 아닙니다.

나는 나의 길을 성실히 걸어 왔고
내가 지내왔던 길은
보배로운 추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이미 그럴 수 없는
아름다운 시절 속에
머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먼 훗날 
우연이란 다리 위에서 
그를 만나게 된다면
지평선과 하늘이 입맞춤하는 곳에서 
그를 맞게 된다면
그날에 걸맞는 고요한 
미소 한 자락 전하고 싶은 것입니다.

저절로 음악이 되고  
시가 되어 
나의 삶을 채워준 그에게
사람을 눈뜨게 해준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대신 하고 싶은 것입니다.